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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주머니
 

[이종근의 행복산책] 맑고 높아지는 자연의 소리


'고명사의(顧名思義)’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름을 돌아보며 그 의미를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옛사람들은 이름에 담긴 뜻을 생각하며 그 뜻에 맞게 살고자 했습니다. 이름은 곧 좌우명이었습니다. 그래서 건물에도 이름을 붙여 그 이름에 담긴 뜻을 기리고 새겼습니다.
무주 ‘환수정(喚睡亭)’이라는 정자는 세상 번뇌를 다 잊고서 꿀잠을 불러들이라는 의미에서 ‘부를 환(喚)’과 ‘졸음 수(睡)’자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잠을 깨운다는 의미는 시끄러워서 잠이 깬다는 의미라기보다는 너무나 고요해서 주변의 온갖 자연의 소리가 맑고 높아지는 것을 강조한 말로 보입니다.
경북 함양의 하환정(何換亭)은 ‘어찌 하, 무엇 하(何)’와 ‘바꿀 환(換)’자를 써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정자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하환정의 '하환(何換)'은 "어찌 바꿀 수 있겠는가?"라는 말로 함안 무기연당(咸安 舞沂蓮塘)을 삼공(三公)의 벼슬과도 바꾸지 않겠다는 강한 뜻이 숨어 있습니다.

'삼공불환(三公不換)'은 중국 남송의 문인 대복고(1167-?)의 시 '조대(釣臺)'에서 유래했습니다.

만사에 관심 없고 낚싯대 하나 드리우니
삼공의 벼슬인들 이 강산과 바꿀 쏘냐
평생에 유문숙을 잘못 안 탓에
부질없는 이름만 온 세상에 날렸구나

萬事無心一釣竿(만사무심일조간)
三公不換此江山(삼공불환차강산)
平生誤識劉文叔(평생오식유문숙)
惹起虛名滿世間(야기허명만세간)

 이 시는 엄광(BC37-AD43)의 고사를 담고 있습니다. 유문숙은 엄광의 죽마고우로 훗날 후한의 광무제가 되는 유수를 말합니다. 엄광은 유문숙이 후한을 일으키는 데 성공하자 이름을 바꾸고 부춘산으로 들어가 은거한 인물입니다. 엄광은 능력을 갖추었음에도 스스로 은둔을 택하여 삼공의 벼슬도 그에겐 부질없는 이름에 불과했습다. 하환정에는 삼공의 벼슬, 즉 출세보다는 자연을 즐기며 유유자적하며 살겠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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