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마이더스(미다스.Midas)는 이름난 프리기아의 왕입니다.

그는 신하들과 마찬가지로 가난한 왕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마이더스가 바커스라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양부 실레누스를 돌봐주자 디오니소스는 마이더스에게 양부를 돌봐준 감사의 표시로 소원을 하나 들어줄 테니 말해 보라고 했습니다. 이때 부자가 되고 싶었던 마이더스는 자신이 만지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하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디오니소스가 마이더스의 소원을 들어주자 그 소망은 이루어졌습니다. 마침내 먹는 음식까지 황금으로 변하는 바람에 난처해진 마이더스.
급기야 자기 딸인 공주를 안으려 하자 공주마저 황금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이때 비통에 쌓인 마이더스는 이 능력을 벗어던질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했고, 디오니소스는 팍톨루스 강에서 목욕을 하라고 일러주었습니다. 마이더스가 강물에 뛰어들자 마법은 풀리고 강변의 무수한 모래가 황금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팍톨루스 강에서 사금(砂金)이 나오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마이다스의 손'은 저주를 의미한
합니다. 탐욕과 과욕은 결국 화를 부른다는 교훈이 그리스 신화에 숨어 있습니다. '마이너스의 손'인 셈입니다.

현대에 와서 '미다스의 손'은 다른 의미로 바뀌었습니다. 실패를 모르는 이를 빗대어 흔히 '미다스의 손'이라고 합니다. 손을 대는 족족 사업이 번창하는 기업인 또는 경영인들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됐습니다.
또, 어떤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사업수단이 있는 사람이나 쉽게 돈을 버는 사람을 흔히 ‘마이더스의 손’을 가진 사람이라고 합니다.

부자가 되는 길은 세 가지 밖에 없다고 합니다.

일을 해서 돈을 벌든지, 선물(뇌물)을 받든지, 아니면 훔치든지 말입니다. 그러나 일을 하는 사람이 그토록 적게 버는 이유는 거지와 도둑이 너무 많이 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바야흐로 지방선거의 계절이 왔습니다.

이제 내로라 하며 스스로 마이더스의 손을 자처하는 출마자와 그 주변에서 얼씬거리는 선거꾼들로 이 세상은 또 넘쳐날 것입니다. 저마다 손이 닿는 것마다 자기의 ‘한표’이기를 바라며 그 ‘한표’가 마치 세상을 다 바꿀 것이라고 호소하며 자기만의 마이더스를 꿈꿀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잠시, 만지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해버리는 탐욕을 없애 달라던 마이더스의 갈구를 꼼꼼이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당신의 손은 마이너스의 손인가. 마이더스 손(The Midas Touch)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