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근의 행복산책] 여전히 나는 떫은가요? 아직 나는 젊은 것인가요?
홍시여, 너도 젊었을 때는 무척 떫었다.
'홍시여, 이 사실을 잊지 말게
너도 젊었을 때는
무척 떫었다는 걸.(나쓰메 소세키의 하이쿠)'
바쁜 일상을 살다보면, 오늘과 내일 외에 과거를 되돌아볼 기회가 흔치 않습니다.
어제보다는 조금은 성장한 나를 칭찬해주거나, 실수투성이었던 과거를 반성하는 기회를 가져 봅니다.
‘그래, 그때는 서툴렀었지.’
그걸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가 성장했다는 증거입니다.
누군가 ‘그동안 참 많이 삭았네’라고 말을 건넨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예뻐 보이고 싶고, 젊어 보이고 싶은 이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라 자칫 봉변 당하기 쉬울 이 말이 내 주변에서는 대단한 ‘찬사’로 통합니다.
‘삭다’ 못해 ‘곰삭았다’는 말을 쓰면 더더욱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변엔 천지입니다.
누군가는 '게미진’ 전라도 밥상을 차려냅니다. ‘게미지다(개미지다)’는 ‘겉맛’이 아니라 ‘속맛’이 좋아 먹을수록 자꾸만 당기고 그리워진다는 뜻의 전라도 방언입니다.
오래 묵은 장이나 묵은지, 고향집 어머니가 손수 담근 된장으로 끓여 낸 토장국 등에서 나는 웅숭깊은 맛이 '개미지다'의 한예입니다.
덧붙여 결코 가볍지 않은 감칠맛, 오래오래 입안에 남는 풍미를 뜻한다고도 말합니다.
자잘하게 매달린 이 땡감들이 우려의 광풍에 쓸려버리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가끔은 내일 대신 어제를 생각하며 나 자신을 가다듬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떨까요.
여전히 나는 떫은가요? 아직 나는 젊은 것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