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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주머니
 

[이종근의 행복산책] 진주의 상처를 보며서 당신을 생각합니다


서양에서는 어머니가 시집가는 딸에게 진주를 주는 풍습이 있습니다.

이 때의 진주를 ‘Frozen Tears(얼어붙은 눈물)’라고 부릅니다.

아마도 딸이 시집살이하다가 속상해할 때 조개가 살 속에 모래알이 박힌 고통을 이겨내고 아름다운 진주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잘 참고 견뎌내라는 뜻입니다.

진주는 조개 안에서 만들어집니다.

어쩌다 조개의 몸 속에 들어온 모래알은 조갯살 속에 박혀 고통을 줍니다.

진주는 조개가 모래알 같은 자극물에 의해 상처가 생겼을 때, 그에 대한 내부반응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상처 회복에 필요한 온갖 성분이 상처 입은 부분으로 급히 보내지고, 오랜 시간 동안 상처를 치유하다가 마지막으로 얻어지는 게 바로 진주입니다.

그때 조개는 ‘nacre(진주층)’이라는 생명의 즙을 짜내어 모래알 주변을 덮어 싸고 또 덮어 쌉니다. 그렇게 몇 달 몇 년이 흐르면 바로 진주가 됩니다.

상처 입은 조개가 그 상처를 아물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영롱한 진주가 만들어집니다.

그때 조개의 몸속을 들여다보면서 ‘모패(母貝)인 저 진주조개의 상처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살아가다 보면 우리의 삶에도 이런저런 모래알이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시련이라고 부릅니다.

우리에게 어떤 시련이 임할 때 ‘내가 지금 값진 진주를 품고 있구나!’라고 생각해봅니다.

아마도 오늘 흘리는 눈물은 내일이면 아름다운 진주로 바뀔 것입니다.

몸속에 모래알이 침입해 들어오지 않는 조개가 어디 있겠습니까.

풀잎에도 상처가 있습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습니다.
비 오는 날에는 빗방울에도 상처가 있습니다.
눈 오는 날에는 눈송이에도 상처가 있습니다. 눈비 그치면 햇살에도 상처가 있습니다.

상처 많은 햇살이 더 맑고, 상처 많은 꽃잎이 더 향기롭습니다. 소나무가 송진의 향을 내뿜으려면 몸에 상처가 나야 합니다.

이제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다짐합니다.



그리고 ‘내가 만일 진주조개라면, 내 속에 모래알이 들어와 상처를 내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는 상처를 낸 모래알을 미워하고 원망하다 못해 증오하고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상처 자체를 멀리하고 상처 회복에 필요한 그 어떠한 성분도 보내지 않고 절망의 나날만 보내고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생각되자 제 자신이 무척 나약하게 여겨졌습니다. 크고 작은 상처들을 치유하지 못하고 그 상처 때문에 가까운 가족마저 괴롭히는 제 자신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나 끝내는 저도 진주조개처럼 상처가 아물 때까지, 그리하여 빛나는 진주가 될 때까지 차가운 바다 바위 밑에서 참고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나의 상처가 나의 아름다움을 낳습니다. 상처의 고통을 견뎌내는 적극적인 인내의 힘이 진주와 같은 아름다움을 낳습니다. 나에게 왜 상처가 필요한 것일까요. 왜 나에게 슬픔이 필요하고 눈물이 필요한 것일까요. 그것은 나에게도 진주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인생도 아름답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움의 창조는 상처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영롱한 진주도 처음에는 하나의 상처였습니다. 상처를 낸 침입자 모래알을 어떻게 밖으로 내보낼 방법이 없었습니다. 오직 방법이 있다면 체액으로 그 모래알을 두텁게 감싸는 일밖에 없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정성을 다해 상처를 보듬고 감싸는 일! 그것이 아름다운 보석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 세상에 상처받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몸속에 모래알이 침입해 들어오지 않는 조개가 어디 있겠습니까. 풀잎에도 상처가 있습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습니다. 비 오는 날에는 빗방울에도 상처가 있습니다. 눈 오는 날에는 눈송이에도 상처가 있습니다. 눈비 그치면 햇살에도 상처가 있습니다. 상처 많은 햇살이 더 맑고, 상처 많은 꽃잎이 더 향기롭습니다. 소나무가 송진의 향을 내뿜으려면 몸에 상처가 나야 합니다.
 
저는 이제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혹시 그 상처가 저로 하여금 참되고 아름다운 시를 쓸 수 있도록 해줄지 어찌 알겠습니까. 저는 상처가 아물 때까지 걸리는 그 긴 시간을 이해하고 참고 견디려고 합니다. 진주조개가 오랜 시간 동안 고통의 나날을 이겨내어 진주로 태어나는 것처럼 제가 아름다운 한 권의 시집으로 태어날지 어찌 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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