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누구일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언제나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질문이다.
김희경 작가의 『나는요,』를 처음 만났을 때 앞표지의 뒤돌아서 앉아 있는 치타의 표정이 궁금했다. 치타는 여러 동물 모양의 구름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동물친구들과 놀고 싶었을까? 앞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니 다양한 표정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는 작가만 알고 있겠지만, 이 또한 그림책이 주는 매력이다.
뒷표지까지 펼치자 뒷표지에는 가지 끝에 앉아 있는 작은 새가 구름을 보지 않고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작은새는 다음엔 무엇을 할까? 그 또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치타와 작은 새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책을 넘겨 보게 되었다.
물감의 붓자국이 그대로 보여지는 수채화 느낌의 그림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면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림을 돋보이게 하는 하얀 여백이 주는 여유를 느끼게 한다,
등장하는 동물들은 곧 우리와 아이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겁이 많아서 작은 일에도 깜짝 놀라기도 하고,
나만의 공간에서는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한다.
처음 도전하는 순간에는 긴장도 되지만,
스스로 해냈을 때는 기뻐서 춤을 추기도 한다.
때론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고민이 되기도 하고,
화가 나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때도 있다.
가끔은 내가 있을 곳이 줄어드는 기분이 들고,
누군가 나를 감싸주면 얼어붙은 마음이 사르르 녹기도 한다.
평소에는 조용하다가도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나면 수다쟁이가 되기도 한다.
혼자 있는 것보다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 때 더 즐겁고,
끝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한다.
그러다가 궁금한 게 생기면 하루종일 궁금증을 풀기 위해 그 생각만 하기도 한다.
김희경 작가는 동물들을 통해서 우리 안의 다양한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학교와 도서관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보이기도, 기뻐서 신나게 에너지를 발산하기도 한다,
학교에서 독서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만난 3학년 아이가 있었다. 다른 친구들과 조금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기에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하는 자신감이 없는 아이였다. 그랬던 아이가 프로그램에서 리더를 하고, 동생들을 챙기면서 자신의 역할을 찾게 되었다. 프로그램이 끝나갈 무렵 그 아이가 무척 밝은 표정으로 수업에 참여했던 것이 기억난다,
고학년이 되면서 같이 프로그램을 하지는 못했지만, 후에 들었던 소식은 목소리도 커지고 자신감이 많이 생겨서 다른 친구들과 잘 지낸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을 그대로 인정해 준다면, 우리 아이들은 마음이 더욱 건강하게 자랄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단색의 아이와 어울어져 있는 동물들의 모습과 아이를 표현해주는 다양한 색깔을 보면서 아이들이 자신의 색깔을 표현하면서 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