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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주머니
 

[한재숙 그림책 이야기] 기억의 풍선


기억에 남는 가장 어린 시절이 언제였는지 물어보면 아이들은 3살 4살의 기억까지도 이야기한다.
그 기억 속에는 엄마, 아빠, 형제자매가 같이 등장한다. 그럼 그 기억속의 가족은 그 때의 일을 기억할까? 답은 기억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기억의 풍선』 앞표지에는 할아버지와 손자, 그리고 강아지가 끈에 묶인 풍선을 가지고 있다. 무광의 흑백표지에 풍선들은 알록달록 광택이 있다. 할아버지는 많은 풍선을 가지고 있는데, 어떤 풍선은 손에서 벗어나 날아가기도 한다. 손자는 할아버지보다는 적은 수의 풍선을 가지고 있고, 할아버지와 같은 색의 풍선을 가지고 있거나 다른 색의 풍선을 가지고 있기도 한다. 강아지는 단 하나의 풍선을 가지고 있다. 강아지의 풍선은 누구의 풍선과 같은 색인지 찾아보게 된다.

기억의 풍선이라니.... 풍선들안에 기억이 담겨 있는 것일까? 작가는 왜 기억을 풍선에 담았을까?
풍선에는 어떤 기억들이 담겨 있을까?
그렇다면 면지의 풍선들은 누구의 풍선일까?
주인공은 동생보다 많은 풍선을 가지고 있고, 그중에서 생일 파티의 추억의 풍선을 가장 맘에 들어한다.
주인공보다 엄마 아빠는 더 많은 풍선을 가지고 있고, 더 오랜 시간을 살아오신 할아버지는 더 많은 풍선을 가지고 있다.
역시나 할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결혼, 자녀, 손자녀와의 추억으로 풍선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유난히 할아버지와 가까운 풍선에는 할아버지의 어린시절, 할머니와의 결혼하던 날들의 추억의 풍선이었다.
주인공과 같은 색의 풍선은 같이 낚시하던 추억을 간직한 풍선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풍선이 할아버지의 손을 떠나 날아가기도 하는데 할아버지는 눈치채지 못한다. 할아버지의 손을 빠져 나간 풍선은 잡을 수가 없다.
할아버지의 풍선은 점점 더 빠르게 날아가고, 주인공과의 추억이 있던 풍선마저 놓쳐버리게 된다. 이제 할아버지는 주인공을 기억하지 못한다.
할아버지가 풍선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걸 알고 주인공이 슬퍼할 때 부모님은 주인공에게 할아버지의 추억의 풍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기억하는 좋은 기억들이 풍선에 담겨 있는데, 슬프고 화나고 불쾌한 기억들도 담긴 풍선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할아버지의 기억의 풍선 속 이야기들은 할아버지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 가지만, 손자의 기억 속에 남아서 손자가 할아버지에게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풍선이 차올라 가는 모습이 참으로 정겹다.

『기억의 풍선』에서는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점점 잃어가는 할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사회에서 치매(인지증으로 부르려는 노력들이 있다)에 걸린 노인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80대 노인 4명중 1명이 치매라고 한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치매노인을 주위에서 더 많이 보게 된다.  예전의 기억은 잘 기억하지만 최근의 기억은 더 빨리 잊게 되는 노인들을 보면서 기억을 붙잡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치매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복합적인 질병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가족들이 날아가는 기억의 풍선을 나의 풍선으로 만들어 치매노인들과 유쾌하게 즐겁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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